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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예비초1] 놀이와 학습 사이: 엄마의 공감력 아이의 절제력

by ◆◆◆◆◆ 2023. 1. 25.

초등학교 입학이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예비 초등학생 부모님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앞으로 놀이와 학습 사이에서 어떻게 아이를 이끌어 주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행복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이의 행복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 얼굴을 보고 한 손에 손가락이 다섯 개씩 있는지, 한 발에 발가락이 다섯 개씩 있는지를 제일 먼저 확인했습니다. 4살까지는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소아과에 달려갔고, 가면서 빌었습니다. "제발,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5살, 교육에 신경 좀 써볼까 하던 그때 코로나19가 발병해 2년 동안 어린이집에 갔다 안 갔다를 반복하며 보냈습니다. 그러다 7세가 되는 아이를 보니, 뒤처진 게 너무 많이 보였습니다. 유명한 학원은 레벨테스트 조차 어렵다 보니, 첫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레벨테스트 없는 학원 여기저기를 보내기 시작했고, 공부에 관심도 없던 엄마가 갑자기 공부 모드로 변해 아이를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하루에 두 번 이상은 매일 싸웁니다. 매일 싸우다 보니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생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내고 있습니다.  

 

오늘 갑자기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오늘 우리 가족은 찜질방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가보는 찜질방은 연휴라 사람은 많았지만, 아이가 들어가고 싶어 하는 냉탕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빨리 씻고 나왔겠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이랑 수영장에 온 듯 신나게 놀았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다시 냉탕에 들어가 "원 없이" 놀았습니다.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즉, 아이가 "원 없이" 논 후, 아이는 너무 신이 나서 제 입에 여러 번 입맞춤을 해주었습니다. 너무 행복한 미소와 함께요. 이렇게 재밌게 놀아 준 엄마가 너무 좋았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얼굴을 참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이렇게 신나게 놀아야 행복한 얼굴이 나오는 아이에게 그동안 수학, 영어, 숙제, 학습지 등을 강압적으로 시킨 것이 미안해지며 앞으로 초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바르게 성장하여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하고 싶어서 공부시키는 것인데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요?

 

 

충분히 채워주어야 하는 아이의 욕구

[듣는 독서로 완성하는 아이의 공부 내공]이라는 책에,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이 한 말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인생의 성패는 지능이 아닌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 달렸다."

 

감정에 휘둘리는 삶을 살면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면 성공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골먼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는 능력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참고로 위의 책의 저자 김수현은, 골먼의 말 "공감은 부모와 아이의 친밀한 교류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를 인용하며 아이와 친밀한 교류를 이끄는 방법으로 그림책 읽어주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와서, 저 또한 그림책의 중요성을 알고 매일 읽어 주며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에 매우 동의합니다. 다만, 오늘 아이의 행동을 보며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아이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졌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되어 조금 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아이는 "엄마 미워" 혹은 "나빠" 등의 말과 함께 정해진 약속을 안 지키고 말대꾸를 많이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안 그런데 왜 우리 아이만 숙제 조금 시켰다고 또박또박 말대꾸하고 보기 싫은 행동을 하는지 저도 아이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아이의 놀고 싶은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채 엄마가 하라는 과업만 하다 보니 자기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화가 나는 마음을 말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아이가 화가 나는 마음을 잘 표현하려면 엄마가 공감해 주고 들어줘야 하지만, 지금처럼 엄마도 시켜야 할 숙제와 일들로 가득하여 매일 집안이 싸움판이라면,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좀 더 본질적으로 아이의 욕구를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텔레비전 보는 일로 아이랑 많이 싸웠습니다.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고자 네가 원하는 만큼 보고 끄자고 했는데, "아이가 원하는 만큼"은 2시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또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지만, 그 후부터는 아이가 텔레비전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다음과 같은 옵션을 주며 절제력을 키울 수 있게 지도했습니다. 1)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스스로 정하게 하고 2) 하루는 엄마가 틀어주는 프로그램, 하루는 아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틀고 3) 많이 본 날은 다음날 시청 시간을 줄이고 4) 오래 못 본 날은 차에서 보여주고 5) 텔레비전을 엄마와 함께 시청하고 끄는 등의 여러 가지 절제된 옵션 안에서 아이의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아이는 텔레비전 시청에 대한 절제력이 생겼고 부모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모의 공감력이 부르는 아이의 절제력

앞으로 어떻게 아이와 공부를 해나가야 할까요? 음악, 체육, 수학, 영어, 학습지 등 초등학교 1학년에 시키고 싶은 것이 많은데 어떻게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며 이끌어야 할까요? 속 타는 엄마 마음과 욕심은 어떻게 절제하며 아이에게 화를 안 낼 수 있을까요? 저도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부모도 완벽하지 않기에 자신을 절제하고 아이의 욕구를 들여다본 후 충분히 공감해야 합니다. 부모가 충분한 공감을 아이에게 보여줄 때,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공감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자신을 절제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절제력을 가지면, 먼저 해야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과 도움을 받아야 할 일, 꼭 사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효과적이지 않았던 칭찬 스티커와 보상을 없애고 놀이에 대한 아이의 본질적인 욕구를 자세히 살핀 후, 어떻게 아이와 초등학교 생활을 해 나갈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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